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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넓직한 도로를 드라이빙 하는 동안.
내 눈에 든 풍경은 이러하다.
정형적이고 이성적인 것들이
'건물'이라는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가하면
비이성적이고 비정형적인 것들이
'가로수' 라는 형태로 공존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건물'들의 부속이나 장식처럼 배치되어 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마치
원재료는 아주 조금이고.
화학 조미료가 절대량을 점유한 형태로 읽힌다.
반면. 아주 가끔 '경이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어떤가?
이성 그 이상.
예측가능 그 이상에 대한 경험.
대자연이 주는 '경외감'
그것이 사라진 도시.
도시는 어쩌면 '인간 이상'의 것을
도무지 생각지 못하도록 설계된듯하다.
인간의. 인간을 위한 환경.
건물 사이 얼핏얼핏 보이는 하늘이 있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새털보다 가볍게 옮기는 구름.
대기와 빛이 만나 시시각각 변하는 창공의 색.
잠시만 올려다 보고. 또 잠시만 그 깊은 하늘의 심연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탄식이 나온다.
무한한 거대함의 일부.
그런 존재.
나.
도시와 도시의 삶은 (어쩌면 아주 계획적으로) 그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을 강요한다.
그리고. 보라 한다.
줄 세워지고 정돈된 가로수를.
..
공중에서 권세를 잡은 자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보는 것을 닮는다.' 는 진리를
알고 있었던듯 하다.
살아있는듯이 보이는 가로수의 신세.
도시를 위한 장식.
마치 이방신의 제단에 바쳐진 생명.
..
'너희의 신앙이란 것. 이 '도시'를 향하고 위할 때. 가로수의 생명이 될 것이다!'
라며 조롱하며 속삭이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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