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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물상자 2 - '더 이쁜 상자'
    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2. 8. 16. 17:49



    값을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상자를
    거저로 얻게 된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 상자는 그 소녀가 아주 어린 나이 때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있는 황금빛 쪽지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것입니다.



    이 상자는 태어나는 순간 모두에게 지급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서로 같은 것을 가지지 않았고, 
    이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의 것을 뺏거나 훔칠 수는 있어도
    결코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루가 지나면 연기가 되어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서로가 합의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소유한 사람의 뜻에 따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는 가능합니다.

    이 상자의 개봉과 내용물의 처분 방식은 전적으로 
    상자의 소유주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성인의 문턱에 다가간 소녀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상자를 더 이쁘게 치장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각색 도료로 새로 칠을 하고, 
    손잡이를 금으로 장식하고,
    각 모서리를 이쁜 색 자개로 덧대고,
    장석을 이쁜 모양으로 고쳐 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쁜 상자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제 했습니다.



    늘 자신의 물건들을 헐값에 내다 팔 던 세상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특별한 모양의 상자에 관심을 보이며, 
    '좋아요'를 눌러대며, 부러워하고,
    간혹 심각하게 열광하는 사람들까지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헐값에 내다 팔아 모은 값을 몽땅 지불해 가면서까지
    그녀가 치장한 상자처럼 자신들의 상자도 뜯어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적으로 상자를 리폼해주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저 상자와 똑같이 만들어주세요-’







    처음으로 자신에게 주목되고 열광하는 세상을 보면서
    그녀는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에는 그녀의 상자보다 좀 더 이쁘고,
    좀 더 특이한 상자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곧 그녀가 누리던 인기와 명예는
    시들해져 버렸습니다.
    다시 평범하다 못해 이젠 유행에도 뒤쳐져 보이는
    자신의 상자를 바라보던 그녀는
    이전보다 더 우울해졌고,
    더 슬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만취하여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에게 값없이 주어진 그 상자를
    단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한 채
    이 세상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에
    그 상자를 꼭꼭 숨겨버렸습니다.




    영원토록..







    2012/08/16 - [연재소설/보물상자 season.1] - 보물상자 3 - '슬픔의 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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