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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교 감 - 회 개
    청년백수,'예수'를 만나다./4. 교 감 2010. 8. 26. 16:51



    우리가 저에게서 듣고 너희에게 전하는 소식이 이것이니

    곧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두움이 조금도 없으시니라

    [요한 1서 1:5]


    고교시절 미대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미술학원을 다녔었다. 
    제일 먼저 연필을 잡고 선긋기를 연습한다. 종이와 연필을 적응해 가는 필수 코스였다. 다음이 원기둥이나 삼각뿔 같은 간단한 다면체 석고상을 가지고 빛에 대하여 배운다. 

    빛을 정면으로 받는 면은 사각(斜角)으로 받는 면보다 더 밝고, 그 광원(光源)과 가까운 물체일수록 밝고 어두운 명암(明暗)의 대비(對比)가 더 극명하다. 이 단순한 빛의 원리를 먼저 배운다. 빛에 대한 이해는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며, 기초적인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회전하는 그림자가 없는 빛이시라 했다. 
    내 이해 수준 안에서 보자면, 회전하는 그림자가 없다는 것은 광원(光源)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 [야고보서 1:17, 下]


    내 결심의 기도 덕분인지, 아니면 그냥 그를 원한 마음을 보시고 다가오신 것인지, 그저 그분께서 원하시는 때가 된 것인지, 아직까지의 내 수준으로는 그 섭리를 알 길이 없다. 어쨌든 그 거대한 분께서 내게 다가오셨다. 나와 당신의 관계를 빛의 포옹과 심장을 맞잡은 환상을 통해 보여주셨고, 우주와 나에 대해 친절하고도 총체적인 설명을 하기 시작하셨다.


    그날로부터 멀지 않은 어느 날 밤. 
    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부끄러운 사건들을 기억나게 하셨다. 시간은 현재와 가까운 지점부터였다. 첫날은 친구들과 가족들을 대하던 내 모습들이었다. 좀 미안했다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고, 그들이 참 마음 아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은 조금 더 다른 나의 과거들을 보여주기 시작하셨다. 대부분 여자들과 관계된 떳떳하지 못한 장면들이었다. 몇 장면이 떠오르자 회개(悔改)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즉각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납작 엎드렸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그 회개라는 것을 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3일째 되는 날에는 아주 어릴 적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작은 도둑질들과 다툼들까지 기억나게 해 주셨다.


    '어두움'이라는 것은 빛과 섞일 수 없는 속성이다. 진리의 빛에 다가갈수록, 내가 지었던 크고 작은 죄들뿐만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있던 진리를 가리던 개념들이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다.

    온전한 사랑의 빛에 다가갈수록, 내게 있던 가식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배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요한 1서 4:18~20]


    충신(忠信)과 진실의 빛으로 다가갈수록, 내게 있던 거짓의 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 내가 하늘이 열린 것을 보니 보라 백마와 그것을 탄 자가 있으니 
    그 이름은 충신과 진실이라 그가 공의로 심판하며 싸우더라
    [요한계시록 19:11]


    차라리 나 자신을 모르고 있을 때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전치 못한 내 모습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이 진리의 거울 앞에 서 있는 것이, 이 진리의 빛으로 다가감이 어떤 의미에서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그것들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며, 판단하며 습득하던 독특한 나의 관점이며, 내 사고체계(思考體系) 전체이며, 내 최후의 양심이라 불렀던 '그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를 이루고 있던 뼈대이며, 근육이며, 신경들과 같은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했다. 하나님께 다가가는 과정이 이렇게 힘들 리가 없을 텐데……

     빛으로 안아 주실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것은 내 입장에서 볼 때 '사랑'이라는 존재의 따뜻한 포옹이 절대로 아니었다. 
    오히려 그 느낌은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강제로 수술대 위해 눕혀져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꼭 이것을 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塗抹)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3:25]


    의외로 이 과정은 하나님 본인을 위한 과정이었고, 나에게 다시 생명을 주시는 것이었다. 내 살점처럼 붙어있는 '가짜들'을 떨어내기 위해서는 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그것은 이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빛으로 더 다가가고 더 다가가서 결국 어두운 그림자가 없는 그 빛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 과정이 아무리 고통스러울 지라도, 다시는 내가 서 있던 그 자리 - 어떤 방향으로도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던, 그 자리. 그 망망대해의 한 가운데 - 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결심했다.

    2010/08/27 - [† 청년백수, '예수'를 만나다./4. 교 감] - 14. 교 감 - 방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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