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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파 산 - 마지막 기회
    청년백수,'예수'를 만나다./1. 파 산 2010. 8. 24. 11:35



    언제나 비현실적일 정도의 긍정을 말하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 같은 거울이 아닌…

    말도 안 되는 가치와 이미지를 심어주는, 할리우드 같은 영화들 같은 거울이 아닌…

    대학이 전부라고, 그것이 나머지 인생을 보장해 준다는 돈과 진리를 대충 버무려 버리려는 기성세대들의 거울이 아닌…

    내 뒤로 줄을 서기 위해 입에 발린 아부로 나를 비치는 후배들의 거울이 아닌…

    이런 사회에서 제대로 배워 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가치관 하나 가지지 못한 나 자신이 정한 왜곡된 거울이 아닌…

    그런 왜곡되지 않은 거울을 만난다면 어떨까?

    나 자신을 내가 알고 있듯이 나는 불완전했다. 하지만, 이런 불완전한 나 자신도 누군가의 거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이 불완전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판단하며, 정죄(定罪)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나와 관계된 단 하나의 신(神)이 있다면, 그는 왜곡된 상(像)이 아닌 나에 대한 진짜를 비춰주는 존재일 것이라는 이상한 확신이 생겼다.


    나는 어디서 왔으며, 나는 누구인가?

    나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과연 신이란 존재가 있기는 한 것인가?

    사람을 자기와 닮게 만들었다면, 하나님은 ‘지구’만을 위한 신인가?

    선한 신이라면 왜? 그 피조물들이 고통 속에 있게 하는가?

    기독교인들은 어찌 그리도 배타적이며 무례하며 공격적인가?

    하는 사춘기 시절의 해묵은 의문들. 바쁘다는 핑계로, 답도 없다는 핑계로 묻어 두었던 해묵은 의문들이 다시 생각났다.

    종교가 무언가를 믿는 것이라면, 나에게 종교는 나 자신이었으며, 내가 속해 있는 세상 그 자체였다. 나는 그것들을 믿고 있었다. 살아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이 보였고, 나와 내 가족들을 지키는 것은 나 자신, 내가 가진 직업이나 직장, 돈, 보험 같은 것들이라 믿었었다. 내가 가진 것들을 믿고 있었으며, 내가 가지게 될 것들을 또한 믿고 있었다.


    나의 젊음을, 내 건강을 믿었고, 똑똑하다는 내 머리를 믿었고,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내 학습능력을 믿었다. 내가 가진 이것들이 앞으로는 더 나은 것들을 내게 가져다 주리라 믿었다.


    어쩌다 찾아가는 영빨 좋다는 점쟁이나 카드 점 따위들도 결국 내가 믿고 싶은 것들만 취사선택했다. 나의 판단과 나의 계획을 믿었으며, 더 나은 나의 미래를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 하였다.


    하지만, 나의 모든 노력들은 부질없었고, 내가 믿던 이 종교, 이 믿음은 사이비로 판정이 나 버렸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이 이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완전히 쫄딱 망한 이 시기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더 극 소수였다.

    그중 15년 지기 친구 ‘김동규’가 있었다. 그도 몇 년 전 크게 실패를 한 터라 경제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교회 박물관 공사 일을 맡았다고 했고, 같이 하자고 했다. 돈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했었다.

    현장은 우연찮게도 이사 오게 된 이 오피스텔 바로 뒤에 있는 교회였다. 움직일 차비조차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 스쿠터를 둘이서 타고 다니면서 일을 보러 다녔다.


    박물관 전시 주제는 창세기부터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하는 장면까지의 성경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자료를 아주 잘 정리해서 넘겨받았기 때문에 그리 힘든 일은 없었지만, 전부 요약된 내용이라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성경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2005년. 내 인생의 대환 난기에 이 친구에게 선물로 받았던 성경책을 다시 찾아 펼치게 되었다. 그간 컵라면 뚜껑 덮개로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책이었다. 내 마음의 바람을 들으셨는지, 이 기막힌 우연을 가장해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다가오고 계셨다.
     

    2010/08/24 - [† 청년백수, '예수'를 만나다./2. 회 심] - 5. 회 심 - 악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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