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종이 한 장이 있었고
모든 종류의 색이 있는
크레파스도 있었죠.
나무도 풀도 해도
새나 말이나 돌도
제 마음대로 그릴 수 있었죠..
물론 파란색 크레파스로 작은 개울이나
강이나 바다 쯤은 그려도 그만.
안 그려도 그만인
그런 거라 생각 했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파란색 크레파스로 강줄기 하나를
그럴듯하게 그려 보았습니다.
왠지 그러고 싶을때 있잖아요..
시원하게 흐르는 강...
그런게 내 눈앞에 있었으면 하는...
....
그러다.. 문득
그 강에 발 한번 담가보고 싶어져서
그 말같지도 않은 짓을
마음으로 한번 해 본겁니다.
그런데
발목이 젖어 들고 무릎이 잠기고
가슴까지 벅차게 차오르던 그 강물은
결국 나를
머리까지 삼켜버립니다.
그리고 한번도 본적 없는
큰 바다로 나를 옮기더니
그 깊고 깊은 바닷속
무한한 장관을 펼쳐 보입니다.
...
아..
어쩔뻔 했나요..
그 강줄기 하나 그려 보지 않았다면..
아..
어쩔뻔 했나요..
그 발 한번 담가 보지 않았다면..
...
제게 예수님은 말입니다.
제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그 강줄기 같이 오셨드랬습니다.
...
그랬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