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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빛
    스토리박스 2016. 7. 18. 22:01



    한 섬.
    한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는 혼자 였어요.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세상 어느 누구도
    그 섬이나. 그 아이의 존재를
    몰랐어요.

    어느 날.

    먼 우주로 부터.
    작은 별하나가 날아 왔어요.

    온 세상은 큰 두려움에 사로 잡혔어요.
    곧. 부딪힐것만같았기 때문이죠.

    모두가 숨죽인 바로 그 날.
    별은 혼자 있는 아이의 섬 위에
    둥실. 멈췄어요.

    아이 머리 위에 맘춰선 그 별은
    섬에 그 어떤것도 태우거나 상하게 하지 않았어요
    마치 수억 광년을
    아이의 친구가 되기 위해 날아온 것 처럼 
    다정한 빛을 내며 그렇게 떠 있었어요. 


    별은 낮의 뜨거운 태양볕을 가려 주었고.
    밤에는 아이 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오래되고 신비한 별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아이에겐 처음으로 집과 친구가 생긴것 같았어요.

    그 별 때문인지
    온세상의 모든 전깃불이 꺼져버렸고
    신음과 고통과 두려움이 가득한 밤을 보내고 있었어요.

    - 사실 전깃불이 그들의 신음과 고통과 두려움을 없애고 있진 않았어요.
    가짜인 그 빛으로 덮고 있었을 뿐이었죠. -

    섬과 아이와 별에 대한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어요.

    소멸되지 않는 에너지.
    우주의 지혜.
    새로운 희망.

    아무도 본적 없지만.
    별에 대한 소문은 끝없이 퍼져나갔어요.

    - 어쩌면 사람들에겐 
    새롭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필요 했을지도 몰라요. -


    형형색색의 깃발을 단 작은 배들이
    섬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섬과 주변 바닷물은
    거대한 별에 빨려 올라간 듯이
    산 처럼 솟아 있었어요.

    아이는 섬 주변으로 개미떼처럼 모여드는
    수 많은 배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어요.

    어떤 배들은 힘써 노를 저어 가파른 바닷물을 거슬러 올라오다
    뒤집어 떨어지곤 했어요.

    아이는 별을 올려다 보았어요.
    별도 아이를 내려다 보는듯 했어요.

    그리고 촉촉히 젖은 눈매와 다짐한 듯 앙다문 입술 사이로
    미소가 스며나오더니 별을 올려다 보았어요.

    그순간
    영롱한 구슬과 같은 아이의 별은
    쨍~ 하는 소리와 함께 균열이 가고 깨어지기 시작했어요.

    작은 덩어리로 쪼개진 아이의 별은
    각 배들 위로 긴 꼬리를 남기며 하나씩 흩어지기 시작했어요.

    별 조각을 얻은 배들은 하나씩 섬에서 멀어져 갔고.
    아이의 별도 조금씩 작아졌고.
    높이 솟았던 섬과 바닷물도 조금씩 낮아졌어요.

    "맞아. 그들에게 필요해."

    아이는 혼잣말로 화답 하듯이 말했어요.
    쪼개어 흩어지는 별들은
    아이의 별과 금빛 꼬리로 연결되어 있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사람들은
    별이 들려주는 먼 하늘의 노래를 들으며
    참으로 오랜만에 평안한 잠이 들었어요.

    이제
    세상은 새로운 빛을 얻었어요.

    신음과 고통과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다른 빛을 만들려는 시도는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여전히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아이는
    자신 만큼이나 작아진 별을 보며 누워 있어요.

    그리고
    참 빛 아래에서
    진짜로 연결된 사람들을 느끼며
    잠이 들어요.





    ....


    사랑하는 자들아
    내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쓰는 것이 아니라
    너희가 처음부터 가진 옛 계명이니
    이 옛 계명은 너희가 들은 바 말씀이거니와
    다시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쓰노니
    그에게와 너희에게도 참된 것이라
    이는 어둠이 지나가고 참빛이 벌써 비침이니라
    (요한1서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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