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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을 든 남자
    스토리박스 2014. 6. 14. 17:17



    산골 오지에 혼자사는 이가 있었다. 

    너무나 외롭게 고립되어 있는 이 사람을 위해


    나랏님은


    길을 내어주고, 

    멋진 차까지 한대 선물하기로 했다.



    거대하고 힘든 국가적 사업이었지만

    오지의 이 사람에게는 비밀로 했다.

    선물의 기쁨을 위해서였다.



    모든 공사를 마치고

    한 사람이 먼지로 엉망이 된 옷차림으로

    땀 범벅이 되어 오지의 사나이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자동차 열쇠를 건내려는데


    ...


    오지의 사나이는

    다른 한 손에 삽을 든 엉망인 몰골의 남자를 보고

    열쇠를 건내려는 손이 주머니에서 미처 빠지기전에


    둔기로 후려쳐 그를 살해해 버렸다.


    ...


    그리고 잠시 후

    오지의 사나이는 쓰러진 남자의 손에 들려진 열쇠와

    그 뒤에 번쩍거리는 스포츠카와

    그리고. 멋지게 포장된 넓다란 길을 보게 되었다.


    ...


    오지의 사나이는 자신이 살해한 남자의 시신을

    고이고이 모셔 양지바른 곳에 묻고남자가 들고 있던 삽을

    자신의 안방 가장 넓직한 벽에 걸어 놓고

    매일 매일 감사를 드리며 공양을 드렸다.


    ..


    그날이후


    오지의 사나이는 매일매일

    멋드러진 자동차의 성능에 열광하였고

    매일매일 아주 먼곳까지 나가 사람들을 만났고

    삽을 든 남자가 자신에게 준 선물들을 자랑했다.


    ...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삽을 든 남자가 준 넓직한 도로와

    멋드러진 스포츠카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외롭고 또 외로운 자신의

    지옥같은 삶에서 해방해준

    그 삽을 든 남자에게 영원토록 감사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잠이 들곤 했다.


    ...




    나랏님은


    오지의 남자가 나랏님이 계신 

    정말 큰 성으로 찾아오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성안에 수를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도

    오지의 사나이를 기쁨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지의 사나이. 그 집앞까지 난 넓다란 길은

    오직 나랏님이 계신 큰 성으로

    곧장 뻗어 있었기 때문에



    며칠만 달리면 되는 일이었지만,

    오지의 사나이는 아직 달려보지 않은

    곧장 뻗은 넓다란 길을 눈앞에 두고도

    매일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삽을 든 남자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감사했기 때문이다.


    ....



    큰 성에 다다를 만큼 충분히 채워준 기름은

    어느새 바닥이 나고 있었지만


    오지의 사나이는 

    매일 삽을 든 남자의 무덤과 삽으로

    매일매일 돌아가고만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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