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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수염을 기르냐구요?
    묵 상/생 각 2010. 12. 29. 11:37



    제게 수염을 왜 기르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는 수염을 기를 재주가 있거나, 기를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15살 즈음 첫 면도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제가 줄곧 해 온일은 수염을 깎는 일이였습니다. 지금처럼 모양을 내면서 깎기 시작한건 2002년 부터였습니다. 이것도 남달리 빨리 자라는 수염탓에 매일 면도를 하다보니, 피부가 성한날이 없었기에 궁여지책으로 모양을 내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대비 효과로 3일은 면도를 하지 않아도 그리 지저분해 보이진 않더군요..

     

    하루에  1.1~1.2mm 씩 자라는 제 수염은 제가 숨쉬고 활동하는 내내 나도 모르게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며칠만 방심했다가는 세수를 아무리 깨끗하게하고 외출을 해도 노숙자 비스므레해져 버립니다. 왠간한 면도날로는 3~4번 면도를 하면 무뎌져버려서 또 피부에 상처만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4일쯤 되는 날이면, 얼마전 후배가 선물해준 수염용 가위까지 동원해야 면도를 할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저는 정말 수염을 기를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어제 저녁에도 아랫턱의 수염이 목을 찌르고, 목의 수염이 턱아래를 찌르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면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너저분하게 보이게하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날을 무디게 만들고, 서로 찌르게 만드는 이 수염..

    마치 내속에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생각들 같았습니다.

    때마다, 주기적으로 정리해 주지 않으면 금새 나를 너저분하게 만들고, 다시 바로잡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것과 비슷했습니다.

     

     

     

    최근에 '기도' 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사실 이 책('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빌 하이벨스, IVP)은 기도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유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었고, 너무 편하게 '기도'라는 걸 하고 살았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여튼..
    '기도'는 더 자주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얼마나 더 자주 있었느냐는 깍지 않은 제 수염처럼, 보면 알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나의 머릿속, 가슴속이 그 빈도를 말해주고 있었고, 빈곤한 교제의 지속됨은 결국 누구나 볼 수 있는 '겉사람'까지 후줄근해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해전 어떤 분이 제게 그랬습니다.

     

    '좋은 수염밭을 가지셨네요~.^^'

     

    당시엔 그리 탐탁찮게 들었었는데, 문득 돌이켜보니 하나님께서 주신 이 밭은 관리하기 나름인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작은입으로 웃음이 그리 돋보이지 않는 제 인상이 수염으로 좀더 과장되게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좀 더 잘~ 관리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습니다. ^^

     

     

    제게 필요치 않은걸 주셨을리가 없는 하나님이시니까요..






    [이미지출처 : http://www.takepart.com/news/2008/06/01/the-battle-over-the-best-organic-shaving-cre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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