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갔었죠..
그들은 저를 선생님이라 부르길 더 좋아 했으니
제 제자들이기도 했어요..
늘 그랬듯이
어머니가 저보다 먼저 와 계셨고,
우리는 입구에서 딱! 마주쳤답니다.
"아들아~ 어떻하면 좋으니~~
이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다는구나~~"
어머니는 늘 이런 일을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시고 호들갑을 떨곤 하셨죠.
그래서
저는 여느때처럼 어머니께 농담을 던졌죠..
살짝 근엄하게 보이는게 포인트에요..^^
"여인이여~~~
왜?
이 일에 나를 끌어들이시나요~~~"
사실 제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어머니가 어려워 하는 일은
어떻게든 도와 드렸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도
제가 이런 농담투로 말을 하면
속으로는
'아~
아들이 또 어떻게 해결하겠구나~
그에게 무슨 묘안이 있는거구나~'
하며 안심하시곤 했지요..
그리고
'제 때는 아직이라구요.."
라고도 덧붙였지만..
아마도 저의 이 뒷 말은
나~중에서야 이해 하셨을거에요..
제 속뜻은
'제 피는 이 결혼을 위한게 아니라구요...'
였지만,
아마 그대로 말씀드렸으면,
많이 놀라고 당황하셨을거에요..^^
어쨋든 어머니는
한술 더 떠서
입구에서 시중을 들던 하인들에게
저를 가르키시며
"저분께서 뭐라고 하시면 그대로 따르세요~~~"
흡사 이 말투는
하인들이 보기에 어머니가 혼주쯤 되시는 걸로
착각할 정도였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기쁜 얼굴로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가셨지요..
우리 어머니의 신난 그 뒷 모습을 보셨어야 하는데..
정말 귀여우시거든요~^^
둘러보니
여섯통의 발씻는 용도의 물통이 있었어요..
마치 아버지가 일하신 6일을 상징하듯이 말이죠^^
그리고, 저는 하인들에게
모든 물통을 가득채우라고 하고
다시 그것을 떠서 연회장에게 가져다 주라고 했어요..
일하는 하인들에게는
'그 물이 최상급의 포도주로 변할것이니
연회장에게 가져다 주라'고 말하진 않았어요.
그랬다면, 그친구들..
아마 많이 힘들었을거에요..^^
대신
그들이 내 말에 따른 결과를, 그 열매를
직접 맛보게 해 주고 싶었어요..
다들 즐기는 결혼식에서
수고만하는 이들을 위한
제 작은 선물이랄까요..^^
돌항아리의 물.
그 전까진 발씻는 물에 지나지 않았죠..
하지만,
그 물이 결혼식에 기쁨을 더하기 위한
최상급의 포도주가 되었다는 것은..
당신을 향한 은혜와 축복의 선포였어요..
그저...나를 믿으세요..
내 어머니, 내 친구들,
잔칫집의 하인들처럼요..
그럼.. 기적을 보게 될 거에요..
그럼.. 더 큰 결혼식을 보게 될 거에요..
물론 그 잔치엔
당신을 위한 최상급의 포도주도 마련되어 있지요..
어떤이가 보기에 그 '포도주'는
고통과 저주의 십자가에서 흘린
한 남자의 모든 물과 피였지만,
사실.. 그것은 내 아버지께서
나의 결혼식의 연회장이 되셔서 마련하신
기쁨의 포도주,
화해의 포도주,
평안과 안식의 포도주랍니다.
나는 당신을 신부로 얻기위해
기꺼이 기쁨으로 준비했어요..
당신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던지
상관없어요..
난 태초부터 당신을 지켜보았고,
이 사랑은 멈춘적이 없었어요..
내가 다시 말할께요..
이 포도주는
이 날,
이 때,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에요..
나와 오늘
기쁨의 축배를 들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