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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 두 건물
    묵 상/일 상 2014. 11. 13. 11:35

    낯선 길, 낯선 골목.
    술집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냥 식당 같지도 않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


    내가 있다.


    짓다가 만 건물인지, 허물고 있는 건물인지

    벽은 세워지다 만것 같은 것도 있었고,

    감옥 같은 방도 있었다.


    몇 몇은 묶여 있었고,

    몇 몇은 히히덕 대고 있었고, 


    그리고, 왠지 

    언젠가 한 번은 알았을 법한,. 

    혹은 그 보다 더 친분이 있었던것 같은 사내들이

    거친 외모를 하고 안과 밖에 서성이고 있다.


    그곳은. 악한 곳이었다.


    사람을 사고 팔고, 때리고, 죽이고

    모든 사내들은 무자비했고, 잔인했다.


    다시는 볼 일이 없길 바라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한 바탕 뒤집어 엎고 도망쳐 나왔다.


    ...


    쫓아온다. 뛰고, 넘어지며 

    알 수 없는 수 많은 골목길을 지나쳤다.


    가까스로 피한 곳이 겨우 옆 건물.


    여튼. 그 사내들은 나를 놓친것이 분명하다.

    씩씩 대면서 그 공간으로 다시 들어갔으니...


    ...


    내가 숨어든 건물의 1층은 평범한 카센터? 의 모양이었고,

    그곳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람들 덕에 내가 이 건물에 몰래 숨어 들 수 있었다.


    나는 건물 한 켠에 있는 좁은 계단을 발견하고

    올라갓다.


    층마다 다른 넓이와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2층은 기억나기 않는다.

    3층은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창고 같은 곳이었고,


    4층은..


    오래된 나의 친구. 그 친구의 공간이었다.

    환하고 넓직하고, 아늑한 공간이었다.

    매트리스만 있는 침대가 방 이쪽과 저쪽에 하나씩 놓여 있었고

    포근한 구스 담요가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었다.


    바닥에는 털이 긴 따뜻한 러그와 몇 개의 옷가지들이 나뒹굴고

    공부나 작업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널브러짐'을 위한 공간 같아 보였다.

    왠지. 그 친구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온 나는 

    조그맣고 지저분한 내 자동차 운전석 앉아 있었다.


    시동을 걸고 떠나려하자

    한 떼의 사람들이 몰려와 다짜고짜 세차를 하기 시작한다.

    사람들로 둘러싸인 나의 차는 빠른 속도로 깨끗해져가고 있었다.


    옆 건물의 그 사내들이 또 몰려올까 두려웠던 나는

    빨리 그 자리를 뜨고 싶었다.


    그래서 그만들 하라고 할려고 차 문을 열려고 할 때

    열린 운전석 문을 활짝 열어젖힌 한 남자.

    내게 입을 열 틈을 주지 않고,

    환한 미소로 차 안쪽 마저 닦기 시작한다.


    깨끗해진 차창을 통해 밖을 보니

    십 여명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일은

    전혀 노동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결혼식. 혹은 자녀의 결혼식에

    초대되어 온 하객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이었다.


    사례를 할 수도 없었지만,

    그들은 그런 단어조차도 모르는 듯 했다.


    ...


    순식간에 깨끗해진 나의 차를 타고.

    나는 그곳을 빠져 나오며, 옆 건물 그 사내들을 또 힐끗 보았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그리고

    언제든 나를 환영해 줄 것만 같은 사람들과 공간이


    그렇게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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