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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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12 - '선물...!'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6. 13. 23:33
기름의 남자에게 어제와 전혀 다른 아침이 밝았습니다. 남자는 가족들에게 큰 돈다발을 보여주고 긴 여행을 위한 짐을 싸라고 했습니다. "기름이 좀 좋은 값을 받았어요- 천천히 설명할게요~ 아버지, 어머니.. 고맙고 사랑해요.. 당신..^^ 푹~ 쉬러 갑시다~~" 그가 무심코 건넨 선물이 어떤 결실로 돌아왔는지... 그동안 이 (보물 같은) 기름을 어찌나 하찮게 여겼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상자 속에 자신의 '기름'이나 그 남자의 '구슬' 같은 '보물'들이 숨겨져 있을는지... 남자는 설명을 바라는 가족들의 재촉에 그저 미소를 보낼 뿐, 머릿속은 온통 시장에서의 일과 '상자'에 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남자의 가족들은 유람선을 타고, 전세기를 타고 세계 각국을 다녔습니다. 낮에는 진귀한 요리들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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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10 - '노인의 시선'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6. 3. 00:06
연장의 노인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기괴한 장면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장면은 더 희한했습니다. 멀쩡하게 생긴 의자 위 남자가 그 무덤을 향해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노인은 다짜고짜 옆에 있는 구경꾼 한 사람을 붙들고 이 상황을 설명하라 했습니다. 노인이라고는 하지만 얼굴에 문신처럼 새겨진 주름들과 두터운 손. 무엇보다 유구한 세월 동안 가문의 비기로 전해져 온 연장을 다루는 기술과 완력에 붙들린 구경꾼은 노인과의 대면으로 몹시 신선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공손하고 떨리는 입술로 오늘 하루 이 시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노인에게 설명했습니다. 노인은 자신에 눈에 들어온 의자 위 남자와 그의 '기쁨의 구슬' 그리고 '온전케 하는 기름'에 대해서 설명 들었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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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9 - '연장의 노인'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5. 28. 00:32
값을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상자를 거저로 얻게 된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나이 때에 그의 부모님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적힌 황금빛 메모와 함께 그 상자를 선물 받았습니다. 상자는 태어나는 순간 모두에게 지급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서로 같은 것을 가지지 않았고, 이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의 것을 뺏거나 훔칠 수는 있어도 결코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루가 지나면 연기가 되어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서로가 합의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소유한 사람의 뜻에 따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는 가능합니다. 이 상자의 개봉과 내용물의 처분 방식은 전적으로 상자의 소유주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이 노인의 상자에는 '(특별한 수식어가 없는..) 가위'가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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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8 - '기름부음'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5. 18. 16:10
여인이 한참을 흐느낍니다. 여인의 눈물은 마치 영원히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원천에서 솟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구슬의 남자가 엎드린 여인의 등을 다독여 주었습니다. 순간 산뜻한 바람 한줄기가 여인의 머리카락을 스치며 파고들었습니다. 거의 동시에 여인은 숨을 크게 들이켜고 천천히 두 손으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 이게 뭐죠...?... 저한테 무슨 마법을 거신 건가요..? 이 구슬 때문인가요...?.." ".. 아니에요.. 저는 당신이 원래부터 들었어야 하는 말을 했을 뿐이에요.. 그 구슬이나 제겐 당신을 그렇게 만들만한 능력이 없어요..^^.." "......" "자.. 그럼.. 다시 부탁드려 볼게요.. 목걸이 줄.. ^^ " "선생님.. 아무래도 전..." "음.. 이게 당신에게도 좀 도움이 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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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7 - '특별한...'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5. 11. 20:19
구슬의 남자가 여인에게 다가갔습니다. 여인의 옆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서 '기쁨의 구슬' 하나를 건넸습니다. 하얀 (뼈 같은) 손이 머리카락 사이로 불쑥 나오더니 남자의 손에서 구슬을 낚아챘습니다. 남자는 놀랐지만,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 구슬에 잘 어울리는 목걸이 줄을 디자인해 주시겠어요~^^" 구슬이 들려진 하얀 손이 들어가자 머리카락 사이로 빛과 향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조금 놀란 듯.. 여인의 몸 전체가 작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디자인을 해달라고요..?" "네.." "... 그런 건 해 본 적이 없는데요.. 저는 단지 원하는 걸 말씀해 주시면 그대로 그릴 수 있을 뿐입니다. 선생님.. 원하시는 디자인을 말씀해 보세요.. 제가 그대로 그려 드릴 수 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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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6 - '무덤의 여인'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5. 11. 00:06
구슬의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그의 오래된 가죽 주머니와 회복된 '기쁨의 구슬' 탓에 이제 시장에서 그를 모르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향기가 났고, 오색 창연 한 빛이 맴돌았습니다. 그 빛과 향기는 인접한 모든 이에게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구슬의 남자는 우쭐한 마음이 들거나, 더 비싼 값에 구슬을 팔려고 다른 수를 궁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주목하는 이 시선들과 기쁨이 전이되는 능력의 원천이 가죽 주머니 속 구슬들 때문인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은 순수한 선물이자, 처음으로 경험한 완전한 은혜의 열매인 것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가 한 것이라곤 그저.. 그 남자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제 이 구슬의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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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4 - '기쁨의 구슬'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3. 4. 29. 16:02
값을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상자를거저로 얻게 된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나이 때에 그의 아버지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적힌 황금빛 메모와 함께 그 상자를 선물 받았습니다. 상자는 태어나는 순간 모두에게 지급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서로 같은 것을 가지지 않았고, 이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의 것을 뺏거나 훔칠 수는 있어도 결코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루가 지나면 연기가 되어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서로가 합의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소유한 사람의 뜻에 따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는 가능합니다. 이 상자의 개봉과 내용물의 처분 방식은 전적으로 상자의 소유주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그가 20살이 되었을 때 이 상자를 처음 열어보게 되었고,그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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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 2 - '더 이쁜 상자'스토리박스/[단편]상자 (The Box) 2012. 8. 16. 17:49
값을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상자를 거저로 얻게 된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 상자는 그 소녀가 아주 어린 나이 때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있는 황금빛 쪽지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것입니다. 이 상자는 태어나는 순간 모두에게 지급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서로 같은 것을 가지지 않았고, 이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의 것을 뺏거나 훔칠 수는 있어도 결코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루가 지나면 연기가 되어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오직 서로가 합의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소유한 사람의 뜻에 따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는 가능합니다. 이 상자의 개봉과 내용물의 처분 방식은 전적으로 상자의 소유주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성인의 문턱에 다가간 소녀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상자를 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