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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회 심 - 진짜 주인
    청년백수,'예수'를 만나다./2. 회 심 2010. 8. 24. 20:30



    우리 집 옆에는 예전에 쇼핑센터와 웨딩홀로 쓰던 큰 건물 하나가 있다.

    ‘OO쇼핑 웨딩홀’이라는 간판을 보고 추정할 뿐이지만, 애초에는 그런 목적으로 지었으며, 언제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사용되었던 것 같다.

    현재는 가끔씩 1층이나 2층까지 깔세 형태로 입점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그 외에 애초의 목적대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외관은 딱 봐도 버려진 건물이고, 건물 정면 쪽에 있는 조형물에는 하얀 페인트 같은 것이 부어져 있다. 매일 그 건물 앞을 지나며, 무슨 사연으로 대로변의 저 큰 덩치의 건물을 저렇게 방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유든 간에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만약 건물을 관리하고 유지할 만한 재력과 능력과 관심을 가진 주인이라면 자신의 건물을 이렇게 방치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 인생의 주인이라 자부했던 나를 바라보자면, 이 건물의 주인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라는 존재를 유지해 나가는 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나 그것을 위해 또 알고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나의 시작을 모르고, 그 끝의 행방을 모르며, 단 1분 후에 내게 닥칠 일을 알 수 없었다.


    또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내 마음과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말들이 ‘내 입’을 통해 막 토해져 나가는 것도 숱하게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야말로 유일한 내 소유. 내 몸에 관해서도 그리 아는 것이 없고 다룰 줄도 모르는 형편없는 주인이었다.

    기껏 한다는 것이 현재 가지고 있는 좋은 것들이 막연한 어떤 시점까지 계속 유지되기를 그저 바라고, 믿어야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 믿음과 바람을 바탕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앞으로의 몇 년의 계획을 세우며 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오히려, 멀지 않은 나라에서 들려오는 ‘쓰나미’나 ‘지진’ 등으로 한 순간 내 인생이 끝나버리지 않은 현실이 문득 감사하기까지 했다.

    사업이 실패하면서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법원에 구제 신청을 하면서 알게 된 개념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현행법으로 남에게 빌린 돈도 법적으로는 나의 돈이 된다고 한다. 공짜로 받았거나 빌렸거나 내 수중에 들어오면 내 소유로 인정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유하게 된 것을 그냥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나와 나의 약속을 믿고 내게 빌려준 고마운 것’이라는, 이 두 가지 작은 인식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우리 인생들 중에 겪는 많은 고통을 낳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금쪽같은 내 시간"이라 착각하는 순간,

    오직 내 관점에서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주변 사람과 그들의 상황을 무시하게 되는 실수를 늘 범하고 있었다.

    “뼈 빠지게 번 피 같은 내 돈"이라 착각하는 순간, 
    그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상상 이상의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매스컴을 통해 보게 된다.

    “내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라 생각하는 순간, 
    아이는 한 인생이 아니라, 나의 소유이며,, 내 꿈의 일부이며 그 연장선이라 착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런 소소한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내 인생의 나침반과 지도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내 마음, 내 수준, 내가 가야 할 방향, 내가 서 있는 이 지점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나의 ‘진짜 주인’에 대해 궁금해졌다.

    나의’ 진짜 주인’을 만나야 했다.




    2010/08/24 - [† 청년백수, '예수'를 만나다./2. 회 심] - 8. 회 심 - 만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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