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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편 - 디판드(Deepond)의 두 친구
    스토리박스/펀사우루스와 친구들 2017. 2. 15. 14:40

     

      

    발견! 크라우누스! #001

     

    갑자기 땅이 마구 흔들리고, 뿌연 먼지들이 가득 피어올랐어요.

    그러기를 한참

    자욱한 먼지가 차츰 가라앉자

    작고 알록달록한 등딱지 하나가 바닥에 놓여 있었어요.

    색이 그렇게 이쁘지 않았더라면, 그저 작은 돌덩이라 여겼을 거예요.

     

    삐죽!

    등딱지에서 작은 발이 빼꼼 나오더니.

    조그만 꼬리와 왕관 모양의 벼슬이 달린 머리가 또 쏙 하고 나왔답니다.

    ~! 바로 이곳 해피 에이지에 사는 크라우누스 군요!

    우리 함께 이 친구의 이름을 불러볼까요?


    "크라우누스야~!"

     

    .. 다시 한번~! 같이 불러봐요~

     

    "크라우누스야~!"

     

    크라우누스는 두 눈을 처언처언히 끔뻑 거리며 주변을 살펴보았어요.

    그러다 이쪽을 바라보네요. 말을 한번 걸어 볼까요?

     

    "어딜 가는 길이었어? 아까 그 먼지랑 큰 진동은 뭐였니?"

    크라우누스는 가지런한 이빨을 드러내 보이며 미소 지었어요.

    그리곤, 아주 천천히 말을 하기 시작했죠.

     

    "... ..

    1년에.. 번만볼 수……

    대…단… 한 광.. 경을보려고 모여든… "

     

    크라우누스는 느리지만 아주 부드럽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었어요.

    사실. 오늘은 1년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대단한 장면을 보기 위해

    해피 에이지 모든 공룡들이 이곳으로 모여드는 날이었답니다.

     

    바로 이곳, Deepond(디판드)에서 무지개 분수가 솟아오르는 날이거든요.

    오늘은 아주아주 희귀한 크라우누스와 디판드의 무지개 분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운이 좋은 날이군요~!

     

    크라우누스는 자신보다 몇 배, 몇수십 배는 더 큰 공룡들 뒤에서

    이 진귀한 장면을 보고 싶어 목을 있는 대로 길게 빼고 고대하고 있네요.

    하지만, 보이는 건 친구들의 커어 다란 엉덩이랑 꼬리들 뿐이네요.

    사실. 크라우누스는 해피에이지에서 가장 작은 친구거든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크라우누스






    그런데 그때.

    가까이에 있던 아코디어누스가 크라우누스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목에 태워 주었어요.

    아코디어누스는 목이 기이이이이다랗게 늘어나는 재미난 친구거든요.

    이젠.

    크라우누스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무지개 분수를 볼 수 있을까요?

     

     

     

    어떡해! 아코디어누스! #002

     

     

    크라우누스는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크게 소리를 질렀죠.

     

    "정말대단….. ..!"
     

    크라우누스의 감격에 찬 목소리에 아코디어누스는 더 기분이 좋아졌고

    목은 처음보다 배는 더 길어졌어요.

    이제 크라우누스의 시야에는 다른 공룡들의 엉덩이가 아닌

    목들 사이로 디판드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한껏 신이난 아코디어누스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말했어요.

     

    "사실. 나도 처음 보는 장면이야. 정말 기대돼!"

     

    그때였어요. 발아래에서 구르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점점 더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화들짝! 놀란 아코디어누스의 목은 순식간에 쑤욱 짧아져 버렸어요.

    덩달아 크라우누스도 아래로 쏙 내려가 버렸지요.

    아코디어누스의 목은 기분에 따라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것이었어요.

     

    바로 그때. 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쏴! 하는 세찬 물소리가 들렸어요.

    디판드 가까이. 저 앞쪽에 자리 잡은 공룡들의 함성 소리가 들렸어요.

    크라우누스는 너무나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아코디어누스의 목은 공룡들의 커다란 소리 탓에 아까 보다 더 짧아져 버렸답니다.

    목이 거의 다 들어간 아코디어누스가 말했어요.

     

    "크라우누스. 미안해.

    근데. 나 너무 무서워…'

     

    크라우누스는 목을 꼭 붙들고 있던 작은 손으로 토닥여 주며 말했어요.

     

    ".. .. 괜찮아내년이 또 있잖아…"

     

    그리고는 아코디어누스의 목을 꼬옥 안아 주었답니다

     

     

     

     

    디판드의 두 친구 #003

     

     

    수많은 공룡들이 떠나버린 디판드(Deepond)에는

    아코디어누스와 크라우누스만 남게 되었어요.

     

    "정말 미안해. 크라우누스."

     

    한껏 쪼그라든 목 안에서 아코디어누스의 목소리가 기어 나오고 있었어요.

     

    ".. 찮아... 난 여행 중이니까.

      ..행 중엔... 아쉬운.... ... ...은 법...이잖...?"

     

    크라우누스의 말은 느리고 더듬거렸지만,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어서 누구나 기분 좋게 끝까지 들을 수 있답니다.

    아코디어누스의 목도 조금씩 길어지고 있었어요.

    잠시 후. 아코디어누스는 목에서 크라우누스를 내려 주었답니다.

     

    "근데. 넌 이제 어디로 또 갈 거야?"

     

    그때였어요.

     

    "~!↗ ~!↘ ~!↗ ~!↗↗......... "

     

    디판드 저 아래에서 올라온 공기 방울들이 터지면서

    높고 낮은 경쾌한 종소리 같은 것이 들렸어요.

    두 공룡은 놀란 눈으로 연못과 서로의 눈을 번갈아 쳐다보았답니다.

     

    "~!"

     

    동시에 환성이 터져 나왔어요.

     

    "무지개 분수만 보고 다들 떠나 버렸어. 아무도 이런 걸 얘기 해준 공룡이 없었는데?!"

     

    아름다운 방울 소리에 아코디어누스의 목이 쭈욱 길어졌어요.

    크라우누스도 더 가까이에서 듣고 싶었어요.

    연못 가까이에 다다라서는 네 다리와 꼬리를 등딱지로 넣어 두고서 머리만 빼꼼히 내놓았어요.

    눈을 감고 점점 음악에 가까워지는 방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네요.

     

    '무엇무엇 때문에 라고 원망할 수도 있단다... 하지만, 기다릴 수도 있어.

     어떤 모퉁이에서 선물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거란다.

     우리의 여행이란 건...'

     

    크라우누스는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났어요.

    가끔 물을 먹고 가는 다른 공룡들이 있었지만,

    방울이 터지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소리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사실. 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그저 불규칙하게 터뜨려지는

    물거품 소리로 들릴 수 있을 거 같았어요.

     

    버얼건 해가 지평선을 넘어가며 석양이 드리우고 있는 동안에

    두 공룡은 나란히 앉아

    해피에이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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